Robert Capa, 삶과 죽음의 현장에서

1. 로버트 카파

로버트 카파는 1913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습니다. 독일 베를린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고 1931년 현상소에서 조수로 일했습니다. 유태인이었던 그는 나치당이 집권하자 1933년 파리로 이주하였습니다. 그곳에서 동료 기자이자 그의 첫사랑이었던 게르타 타로와 만나게 되었고 게르타의 권유로 본명인 안드레 프리드만에서 로버트 카파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프리랜서로 작가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36년 게르타와 함께 스페인으로 향했고 스페인 내전을 촬영하며 종군기자로 일했습니다. 특히 <Death of Spanish Loyalist 스페인 왕당파 병사의 죽음>이라는 사진으로 그는 종군기자로서 큰 명성을 쌓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내전 이후 카파는 1938년 당시 중국 국민당의 수장인 장제스의 의뢰로 중일 전쟁을 촬영하였고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줬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그는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수행하는 군인들과 함께하며 사진을 찍었고 훗날 이 사진들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위해 참고하는 등 널리 회자되었습니다. 그는 100여 장이 넘는 사진을 찍고 간신히 살아남아 미국 '라이프'지에 필름을 보냈으나 암실 담당자의 실수로 필름이 녹아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지 않고 남은 11장의 사진은 'The Magnificent Eleven'라고 불리며 그의 유명세를 더욱 높여주었으나 훗날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구체적인 작전 수행 시간과 일정이 그가 주장한 촬영 시간과 맞지 않았고 암실 내 기계 또한 필름이 녹을 정도의 온도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조작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 끝난 후에도 소련, 중동 등에서 촬영을 이어나갔고 1947년 앙리 카르띠에 브레송 등과 함께 사진 에이전시 매그넘 포토스를 설립하였습니다. 매그넘 포토스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가치와 회원들의 작품 저작권과 자율성을 지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며 현재까지 개성과 독립성, 자율성이 드러나는 작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54년 그는 베트남에서 지뢰를 밟아 사망하였습니다. 그는 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기록하여 이를 통해 전쟁과 불의에 반대하는 의지에 힘을 더했습니다. 때문에 1955년부터 그를 기리는 'Robert Capa Gold Medal Award 로버트 카파 금메달상'이 제정되어 수여되고 있습니다. 그는 생전에 사회 참여적 사진을 위한 국제기금을 설립하였고 그의 동생인 코넬 카파는 로버트 카파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사진을 보존하고 소개하기 위해 국제사진센터를 설립하였습니다. 죽는 순간까지도 손에서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고 전해지는 그를 기려 사람들은 투철한 기자정신에 그의 이름을 붙여 '카파이즘'이라고 부릅니다.

 

 

2.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는 '자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가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의 말처럼 그는 예측 불가능하고 생의 의지와 죽음으로 가득 찬 전선에 뛰어들어 생생한 전쟁의 참상을 촬영하였고 그의 사진은 내전이나 반란의 중심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고통을 예리하고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의 경험을 최악이라고 말할 정도로 잘 짜인 대본이나 연출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진실이야말로 최선의 사진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록 조작과 같은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그의 말처럼 그는 사진을 통해 전쟁과 관련한 많은 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삶의 터전과 피난을 가는 사람들, 굳은 채 행진하는 군인들의 모습, 어느 가정의 평범한 일원과 다름없이 미소 짓고 있는 군인들의 휴식, 죽음을 맞이하는 찰나의 순간 등 그의 사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충격과 숙연함, 공감과 무력함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일으키게 합니다.  

 

3. 진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Death of Spanish Loyalist by Robert Capa, medium.com

■Death of Spanish Loyalist

로버트 카파 최초의 연작인 이 작품은 죽음의 순간을 가장 적나라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생생한 현장감과 함께 가까이에서 죽음을 대면하는 듯한 충격을 안겨줍니다. 바닥과 가까이 엎드린 채 카메라를 들어올려 촬영했다고 전해집니다.

 

 

Member of the International Brigades, Madrid by Robert Capa, icp.org

■Member of the International Brigades, Madrid

어깨에 걸치고 있는 총과 젊은 청년의 앳된 미소가 대조적인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