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브라사이
브라사이의 본명은 줄러 할라스(Gyula Halász)로 1899년 구 헝가리령의 루마니아 브라스보에서 태어났습니다. 출생지의 이름을 가져와 자신의 예명으로 삼은 그는 1918년부터 1년 동안 부다페스트에서 1920년부터 1922년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그림과 조각을 공부했습니다. 베를린에서부터 브라사이는 기자로 활동했고 1924년 파리를 방문하여 1925년 사진작가 으젠 앗제를 알게 되었습니다. 브라사이는 으젠 앗제(Eugène Atget)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파리 몽파르나스 지역에 살면서 기자로 일했습니다. 또 헝가리 출신 사진작가 앙드레 케르테츠(André Kertész)와 만나 함께 작업하였고 자신의 작품을 기록하는 데 케르테츠의 사진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브라사이는 1929년 처음으로 사진을 촬영했고 이를 계기로 자신의 카메라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930년 파리의 밤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1932년 <밤의 파리>를 출간하여 영국의 권위 있는 사진문화상인 에머슨 상을 수상했습니다. 1932년부터 파리 곳곳에 그려진 벽화와 낙서를 주제로 촬영하였고 1930년대에 발간된 초현실주의 잡지 <미노타우로스>에 글을 기고하며 초현실주의 작가와 시인, 예술가들과 교류하였습니다. 1937년부터 1962년까지 <하퍼스 바자>에 파리의 유명인사와 문학계 시인, 예술가 등에 대한 포토 에세이를 기고했습니다. 1948년 브라사이는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진 이래로 1953년 1956년 등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1962년 하퍼스 바자의 발행인 카멜 스오누가 사망한 후 브라사이는 사진을 그만두고 과거 촬영했던 사진을 재인화하거나 출간된 책을 개정하는 작업을 하다가 1984년 남프랑스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2. 밤거리의 풍경
그의 대표적인 사진집 <밤의 파리>는 그가 밤마다 파리의 거리를 산책하며 촬영한 사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처음에 그는 기자로 활동하여 일에 필요한 사진을 얻기 위해 밤 사진을 촬영했지만 나중에는 도시 곳곳의 아름다움에 빠져 그의 동료인 앙드레 케르케츠와 함께 작업을 이어나갔습니다. <밤의 파리>는 파리의 화려함과 그 이면에 담긴 도시의 민낯을 생생히 보여주는데 도시의 황량한 거리와 광장, 도시의 사람들을 촬영한 사진으로 가득 차 있으며 다큐멘터리적인 특성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무대를 연상시키는 파리의 건축물들과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더욱 돋보이는 조명에 대한 기술적인 실험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브라사이는 술집과 거리에서 부장자와 매춘부, 연인 등 다양한 인물들을 촬영했으며 대표적인 사진으로는 <매춘부 비쥬>입니다.
당시에는 밤에 찍은 사진이 생소하게 받아들여졌고 도시의 신비롭고 심미적인 매력이 담긴 이 사진집으로 브라사이는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브라사이는 파리 뒷골목에 그려진 낙서를 촬영하여 전시회 <벽의 낙서>를 열기도 했는데 도시에 대한 브라사이의 애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브라사이는 '나는 아무 것도 만들어 내지 않는다, 나는 상상한다', '내 목적은 현실을 표현하는 것이고 현실이 가장 초현실적인 것이다'라고 하며 기존의 초현실주의자들과 조금은 다른 개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주장처럼 파리의 개성 있는 인물들, 황량한 밤거리, 그림인 듯 문자인듯한 낙서들은 그 자체로 초현실적인 장면을 느끼게 합니다.
3. 밤과 깨어있는 사람들
■Avenue de l'Observatoire
안개가 가득한 거리와 멀리 작은 빛을 담고 있는 가로등, 자동차가 길게 내뿜는 강한 빛으로 이루어진 이 사진은 꿈 속의 한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어둠과 빛의 두 요소가 뒤섞인 밤에 대한 영감을 사랑했던 브라사이는 밤과 지나치게 대조적인 백색의 조명 빛을 해결하기 위해 나무나 벽 등의 요소를 사용해 빛을 가리거나 흐릿하게 사진을 찍었으며 비나 안개와 같은 기상조건을 이용했습니다. 안개가 가득한 밤과 그 밤을 지나는 자동차의 빛줄기는 브라사이뿐만 아니라 관람자를 금세 사진에 빠져들게 합니다.
■La Môme Bijou Bar de la Lune
밤의 거리를 산책하며 브라사이는 파리의 도시 곳곳에 있는 심야의 다양한 인물들을 촬영했습니다. 위 사진은 1933년 촬영된 <술집 드 라 륀의 매춘부 비쥬>라는 사진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비쥬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훗날 비쥬가 자신의 사진이 그의 책에 실린 것에 분노하여 브라사이는 비쥬에게 돈을 지불해야 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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