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처드 애버던
1923년 뉴욕에서 태어난 리처드 애버던은 1942년부터 미국 상선협회에서 승무원들의 증명사진을 촬영하다가 1944년 아트 디렉터 알렉세이 브로도비치와 만나게 되어 패션잡지 바자(Bazaar)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실력을 인정받아 50년대 주목받는 패션 사진작가가 되었고 이후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보그(Vogue)의 사진작가로 활동했습니다. 패션 사진작가로 일하면서도 동시에 개인전을 열거나 단체 사진전에 참가하여 활동범위를 넓혔습니다. 1959년 발행된 사진집 <관찰(Observation)>은 초상 사진가 유섭 카슈(Yousuf Karch)를 뛰어넘는 걸작으로 평가받았으며 1976년 제목처럼 인물만을 순수하게 촬영한 <인물사진(Portraits)>을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사진집을 발행하였고 1993년 ICP(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er)가 수여하는 'Master of Photography award'를 수상하여 패션과 인물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2. 스튜디오 밖으로 나간 모델들
리처드 애버던의 패션 사진은 피사체의 과감한 움직임과 독특하고 창의적인 구성이 특징입니다. 그가 촬영한 패션 사진의 배경은 스튜디오를 벗어나 길거리와 쇼, 카페 등 다양하게 바뀌었고 생기 넘치고 개성 있는 연출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그의 패션 사진은 세대와 장르를 막론하고 많은 사진작가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1959년 출간된 <관찰(Observation)>은 브로도비치가 구성을, 트루먼 카포티가 글을 맡은 책으로 유명인들의 초상사진과 패션 사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흰 배경을 바탕으로 촬영된 초상사진이 인물의 개성과 특징을 뚜렷하게 보여주어 사잔 한 장에 인물 그 자체가 담긴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인물의 성격이나 직업을 그대로 담아내기도 했지만 직업의 분위기를 벗어난 예상외의 표정 등으로 흥미로움을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이후 애버던은 죽음을 앞둔 그의 아버지 제이콥 이스라엘 애버던의 모습을 담은 연작을 발표했습니다. 이 작품은 제이콥 이스라엘 애버던의 개성과 쇠퇴과정을 보여주며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애버든의 관계, 아버지에 대한 특징적인 이미지에 대한 묘사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의 또 다른 사진집 <미국 서부에서(In the american west)>는 미국 서부에 대한 신화와 카우보이의 낭만적인 모습을 해체하고 광부와 실업자, 공무원, 백인과 흑인, 남아메리카인 등 서부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미국 서부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는 그의 해석은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또 그의 유명세를 보여주듯 그는 많은 유명인사들의 사진을 촬영했는데 찰리 채플린의 요청으로 촬영된 사진 역시 독특합니다. 양손의 검지를 머리 옆으로 붙이고 장난스러운 듯 혹은 사악한 듯한 웃음을 짓고 있는 찰리 채플린의 모습은 악마를 암시하며 이는 정치적인 신념으로 인해 미국을 떠나야 했던 그의 분노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리처든 애버던은 인물의 감정이나 신념, 상황까지도 사진 한 장에 매우 뚜렷하게 담아내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매우 역동적인 감상을 느낄 수 있게 했으며 자신의 신념 역시 숨기지 않고 다양한 작품 활동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독특하고 창의적인
■Dovima with Elephants, Evening Dress by Dior, Cirque d’hiver
'코끼리와 도비마'라고 불리는 이 사진은 그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대표적인 사진입니다. 코끼리 다리에 묶인 쇠사슬과는 별개로 디올의 검은 드레스를 입은 모델과 코끼리들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담은 이 사진은 코끼리와 여성의 피부, 드레스의 명암이 잘 드러나며 가장 특별한 패션 사진으로 불립니다.
■The Duke and Duchess of Windsor, New York City
이 사진은 1957년 뉴욕 윈저 공작과 공작부인을 촬영한 사진으로 피사체의 표정과 감정이 생생하게 드러나있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흥미와 궁금증을 일으키게 합니다.
'사진 > 사진작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Brassaï, 밤의 풍경 (0) | 2022.05.23 |
---|---|
Bernd&Hilla Becher, 건축물과 개념예술 (0) | 2022.05.22 |
Ansel Adams, 풍경사진의 선구자 (0) | 2022.05.20 |
André Kertész, 찾지 않고 바라보는 자 (0) | 2022.05.18 |
Man Ray, 초현실주의와 몽타주 (0) | 2022.05.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