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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진작가

André Kertész, 찾지 않고 바라보는 자

by VIIN-11 202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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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앙드레 케르테츠

앙드레 케르테츠는 1894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 증권거래소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하며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1915년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전쟁을 기록하였고 1925년 파리로 주거지를 옮겼습니다. 파리로 건너간 그는 잡지, 신문에 실리는 사진을 촬영하며 포토저널리스트로서 활약하였습니다. 그는 35mm 라이카 카메라와 함께 일상을 기록하는 사진을 촬영하며 당시 유명한 예술가 만 레이, 배러니스 애보트, 로버트 카파, 몬드리안 등과 교류했습니다. 1926년부터 1935년까지 영국, 프랑스 등 여러 잡지사에 사진을 제공하며 활발히 활동했고 1936년 미국으로 건너가 1944년 미국 시민으로 귀화했습니다. 미국에서 상업사진을 촬영하다가 1962년부터 순수한 작품사진을 촬영하며 여러 차례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향년 91세에 이를 때까지 꾸준히 사진 작업을 하며 1985년 뉴욕에서 사망하였고 그의 사진을 모두 프랑스에 기증하였습니다. 

 

2. 찾지 않고 바라보는 것

그는 ''찾지 않아요. 보기만 하죠. 둘은 달라요'' 라며 장면에 대한 본인의 시선을 언급한 적 있습니다. 이는 그의 사진 스타일을 잘 드러내는 말입니다. 독학으로 사진을 시작하며 스스로를 계속해서 아마추어라고 부르던 그는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원칙으로 정해진 기법이나 주제 없이 35mm 소형카메라를 주머니에 넣고 여러 나라를 다니며 사조나 유행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장면을 담아냈습니다. 그의 사진은 기록이 되기도 하고 객관적인 시선에 감정을 담아 표현한 예술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객관적인 관찰자의 눈빛으로 바라본 일상의 풍경이 세밀하게 드러나기도 하고 고향의 모습과 친구들, 아이나 동물들에 대한 따뜻하고 편안한 시선이 담겨져있기도 합니다. 거리나 도시, 집 내부 등 일상에서 공간을 구성하고 구획하는 건축물과 피사체가 기하학의 조합과 형태미를 보여주기도 하고 인체의 왜곡된 조형미가 드러나는 누드 시리즈도 존재합니다. 또한 안경이나 포크를 초점으로 두고 여백과 함께 아름다운 구성과 입체감을 보여주는 등 일상의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이 두드러지는 작품도 있습니다.

특히 파리에 거주했던 시기에는 명암을 세밀하게 담아낸 흑백사진으로 거울반사, 그림자, 명암대비 등 여러 효과로 표현력을 실험하였으며 이 작업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작품으로는 '왜곡' 시리즈가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진을 시도한 그는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구성주의 같은 당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에 대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우리가 해온 것들은 모두 그가 처음 했던 것"이라며 칭송했습니다. 

 

 

3. 자유롭고 아름다운

Underwater Swimming by Andre kertesz
Underwater Swimming by Andre kertesz, icp.org

■Underwater Swimming

 

피사체를 내려다보는 하이앵글과 장면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피사체의 몸, 물의 반사로 인한 왜곡 등 아방가르드 예술의 요소를 엿볼 수 있는 이 작품은 1917년 파리로 이주하기 전 헝가리에서 촬영한 초기 작품입니다. 이후 파리로 이주하여 왜곡과 곡선에 관심을 두던 그는 어려운 자세를 취한 무용수를 촬영하거나 유리에 비친 신체를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Lost Cloud by Andre kertesz
Lost Cloud by Andre kertesz, icp.org

■Lost Cloud

 

뉴욕의 높은 빌딩과 금방이라도 건물에 부딪힐 듯한 구름을 촬영한 이 사진은 그가 1937년 미국에서 활동하던 시기의 사진입니다. 직선과 사각형의 조형미가 두드러지는 건물의 차가운 외형과 함께 비어있는 하늘의 여백이 대조되며 한 점의 구름이 살아 있는 듯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사진입니다. '길 읽은 구름' 사진과 함께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튤립 한 송이를 촬영한 '우울한 튤립' 사진은 뉴욕에서 고독했던 그의 감정을 이입하여 촬영한 사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7년 늦은 봄부터 이른 가을까지 한국의 성곡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전시는 그의 작품을 헝가리, 파리, 뉴욕 시기로 나누어 선보였으며 그가 프랑스 문화부에 기증한 컬러 슬라이드 소장본 원판을 인화한 모던 프린트로 구성한 전시였습니다. 그에 대한 큰 정보 없이 방문한 전시에서 그의 사진을 보고 크게 감동받아 그를 검색했습니다. 그의 몇 가지 철학에 대해 크게 공감했고 평소에 내가 그처럼 사진을 촬영하려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날 이후로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작가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그의 작품을 한국에서 만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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