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이안 아버스
다이안 아버스는 1923년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아버스는 가족에게 무관심한 아버지와 자신의 사회적 위치만을 중시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스스로를 초라한 왕국의 공주하고 생각했고 상류층의 위선적인 모습에 지쳐 자신의 어릴 적 환경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반면 어릴 때부터 예민하고 창조적이었으며 혼자 있기를 즐긴 아버스는 학교에서 미술수업에 크게 흥미를 보였고 크로키, 캐리커쳐, 벽화 등을 그렸습니다. 가난한 배우 지망생이었던 앨런 아버스를 만난 아버스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에 앨런 아버스와 결혼했습니다. 앨런 아버스와 함께 그녀는 1940년대 중반까지 잡지 <보그>, <세븐틴> 등을 위해 패션 및 광고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스는 더 이상 앨런 아버스의 조수가 아닌 그녀의 생각과 기술로 주체적인 작업을 하길 원했고 이를 위해 알렉세이 브로도비치, 리처드 아베돈과 함께 공부했습니다.
상업사진을 촬영하던 중에 아버스는 뉴욕의 거리를 주 무대 삼아 거리 풍경과 뉴욕의 사람들을 촬영했는데 추후 이 사진들은 1967년 현대 미술관에서 게리 위노그랜드의 사진과 함께 전시되었습니다. 1950년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작품집을 보고 큰 영향을 받은 아버스는 1959년 사진작가 리제트 모델에게 사진을 교육받았고 패션 사진이 아닌 개인의 순수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1960년대 아버스는 쌍둥이, 광대, 장애인, 여장남자 등 당시 사회적 소수자였던 인물을 중심으로 사진을 촬영하여 사진작가로서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았고 괴짜들의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라고 불렸습니다. 이는 아버스의 활동 이전에 이미 다른 사진작가들이 촬영하지 않는 피사체와 주제로 자신만의 색깔을 확고히 했던 사진작가 리제트 모델의 영향이 컸습니다.
개인적인 사진 작업뿐만 아니라 1960년대 중반 아버스는 파슨스 스쿨과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 쿠퍼 유니온 스쿨에서 사진 강의를 했습니다. 1967년 뉴욕 근대 미술관의 그룹전에 참여하여 더욱 사람들에게 주목받았습니다.
사진작가로 이름을 알리고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우울증을 겪고 있던 아버스는 1971년 자살로 생을 달리했습니다. 아버스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작품을 전시한 첫 미국 사진작가였으며 독창적이고 영향력 있는 사진작가라고 평가됩니다. 1972년부터 1975년까지 현대미술관은 그녀를 기리며 대규모의 회고전을 가졌고 2003년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에서 또 한 번 대규모의 회고전이 열렸습니다.
2.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아버스는 모든 사람의 사진을 찍길 원했다고 하며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모습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줍은 성격을 가지고 있던 아버스는 거리에 나가 사람들을 촬영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버스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공원과 거리로 나가 어린아이들, 환자, 난쟁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라고 불리는 대상을 계속해서 촬영했습니다. 이외에도 정신지체 장애인, 보호소의 중년 장애인을 촬영했는데 아버스는 사진을 찍어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행동에 집중하는 이들의 모습에 매료되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추구하던 보편의 미적 가치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을 촬영하며 아버스는 자신만의 관점으로 그들을 카메라로 담았는데 단순한 호기심이나 동정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진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때문에 아버스는 촬영을 하기 전 모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유대감을 형성하려고 했고 이를 통해 꾸밈없는 사람들의 진실한 모습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괴짜를 찍는 사진작가라고 불렀으나 정작 본인은 그렇게 불리길 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사진 한 장보다 사진이 가지고 있는 주제가 더욱 중요하고 복잡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 상처받기를 두려워하며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과 달리 기형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상처와 한 몸이었으며 시련과 고통을 초월한 고귀한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아버스는 단순히 사진 한 장을 위해 그들에게 다가간 것이 아니라 그들과 인간적인 관계과 유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사진이라는 결과물보다 경험을 추구하여 그들과 친구가 되기도 하고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며 친분을 가졌다고 합니다.
아버스는 1960년대 초 롤라이 플렉스로 카메라를 바꿨고 정사각형 프레임의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정사각형의 프레임은 그녀의 사진 속 인물에 대해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주었습니다. 또한 아버스의 사진에서 두 명의 인물이 나란히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서로 대조되는 모습이나 표정의 인물 두 명을 나란히 두고 촬영하여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와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고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합니다.
한편, 아버스의 사진은 극찬과 비난을 동시에 받는데 일부는 그녀를 20세기의 큰 영향력을 미친 미국 예술가라고 칭송하고 이와 반대의 주장을 하는 일부는 다른 사람들의 기이함을 찬양하며 비관적인 세계관을 과장한다고 비난했습니다.
3. 닮은 듯 다른
■Identical Twins
미묘하게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일란성쌍둥이를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처럼 아버스는 정사각형의 프레임에 두 명의 인물을 배치하여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인물의 특징을 보여주었습니다.
■A Jewish giant at home with his parents in the Bronx
2M 이상의 큰 키를 가진 남자와 그의 부모님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아버스는 거인과 같은 남자와 친구가 되었다고 전해지며 이러한 친분으로 그의 집에서 편안한 분위기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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