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디 셔먼의 일생
신디 셔먼은 1954년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네 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셔먼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매들과 지냈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느꼈으며 부모의 관심을 받고자 분장하기를 즐겼습니다. 1972년 버펄로 뉴욕주립대학교의 순수 회화를 공부하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사진 수업을 수강한 것을 계기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매체를 그림에서 사진으로 바꾸게 됩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셔먼은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겼습니다. 셔먼은 1976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을 분장하여 시리즈를 발표했고 1977년부터 약 3년간 영화 속의 여성을 주제로 촬영한 시리즈 <무제 영화 스틸 Untitled Film Still>을 작업하여 발표했습니다. 셔먼은 다양한 인간의 유형과 고정관념에 대한 고찰을 위해 과감히 스스로를 변화시켰습니다. 셔먼은 1987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개최했고 작업과 전시회 개최 등을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1997년 <오피스 킬러>라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셔먼은 '여성'과 '몸'을 주제로 작가와 작품 사이를 오가며 남성의 시선으로 짜인 사회의 고정관념과 모순의 틀을 깨고자 했으며 인간적인 형태와 추악한 모습을 동시에 부각하려 했고 이를 통해 인간의 본능과 진실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셔먼은 여성의 진정한 정체성 확립 및 주체성 회복을 표현한 작가이자 과감한 실험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 현대 예술의 대표적인 사진작가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2. 구성 사진과 셀프 포트레이트
신디 셔먼이라는 이름을 수식하는 '구성 사진'은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거나 거리에서 우연히 촬영하는 등 사진에서의 우연성을 배제하고 사진가의 의도대로 연출하여 만들어지는 사진을 말합니다. 그녀의 작품 중 1977년 <무제 영화 스틸> 시리즈는 약 70장의 흑백 사진으로 촬영되었습니다. 1950년대, 1960년대의 수많은 B급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여성이 주제였습니다. 그녀는 도서관 사서, 소녀, 주부 등 다양한 모습의 여성 캐릭터로 분장한 후 작가로서 그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셔먼은 이 시리즈의 장면을 구성하기 위해 영화 홍보에 사용되는 스틸컷을 연상할 수 있도록 연출하였습니다. 당시 영화 속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여성의 모습으로 스스로를 분장한 그녀는 자화상의 개념처럼 스스로 모델이 되어 촬영했습니다. 그러나 셔먼은 이 사진들은 자화상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즉 가발과 화장, 다양한 옷과 소품 등 과한 분장과 아파트, 바닷가, 거리, 도서관 등 많은 배경으로 인해 사진 속 여성이 셔먼임을 알아보기 어려워졌고 작가인 셔먼의 존재는 사진과 관객들의 인식에서 지워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셀프 포트레이트에서 이미지 속 작가의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이 그녀의 작품에서 크게 두드러지는 특징입니다. 셔먼의 <무제 영화 스틸> 시리즈는 여성 캐릭터에 대한 고정관념과 여성성에 대한 패러디, 여성을 바라보는 남성의 인식 등 다양한 고찰과 함께 호평과 악평을 함께 이끌어냈고 페미니즘, 포스트 모더니즘, 패러디 등에 대한 열띤 논의의 장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밖에도 화려한 듯 보이는 패션모델을 피곤하고 과장스러운 모습으로 패러디하거나 15세기부터 19세기의 유럽 귀족들의 초상화를 패러디하여 대중화시키는 등의 패러디 작품을 보여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셔먼은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 토사물, 혈흔 등의 불쾌한 것들을 연출하여 일부 비평가들에게 역겨운 사진이라고 평가받기도 하였고 신체 일부 모양의 모형이나 마네킨을 이용하여 해체된 신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포르노를 차용하며 블랙 코미디로 주제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작품을 통해 그녀는 그저 다수가 아름답고 평온하게 평가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가가 아니라 사회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논점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디 셔먼은 지금까지도 스스로를 사진의 피사체로 두고 촬영하고 있는데 수많은 역할과 표정으로 렌즈 앞에 선지 약 40년이 지났습니다. 또한 그녀는 현대 예술의 대표적인 사진작가답게 이미 약 10년 전 2011년 '무제#96'이라는 그녀의 작품이 390만 달러에 판매되었습니다.
3. 현대미술의 대표적 사진
■Untitled Film Still #17
빈티지풍의 의상과 가발, 화장법을 이용하여 고전 영화 속에 나오는 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이 사진은 신디 셔먼의 사진 연작 <무제 영화 스틸 Untitled Film Still>의 하나입니다. 이 연작에서 셔먼은 버림받은 여성 캐릭터의 모습, 길을 몰라 혼자 헤매는 모습 등 당시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인해 약하고 수동적인 모습으로 매체에 비치는 여성 캐릭터를 표현했습니다. 셔먼은 자신이 본 영화나 TV의 장면을 기억했다가 작업을 위해 모아 놓은 의류와 화장품을 이용하여 스스로를 분장하였고 여배우의 감정에 이입하고자 세심하게 연출했다고 합니다.
■Untitled #215
고급 모더니즘으로 불리는 15~19세기 후반 유럽 귀족들의 초상화를 패러디한 작품입니다. 가슴을 드러내거나 특이할 것 없는 평범한 여성으로 분장하여 귀족의 이미지를 대중화시켜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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