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사진작가

Irving Penn, 인물과 패션 사진

by VIIN-11 2022. 6. 20.
728x90

1. 어빙 펜

어빙 펜은 1917년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빙 펜은 알렉세이 브로도비치에게 디자인을 배우고 그의 보조로 일하여 드로잉 등을 배웠고 필라델피아 미술관 디자인 학교에서 그래픽과 산업예술을 공부하며 그래픽 아티스트로 일했습니다. 1938년부터는 뉴욕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기 시작했고 멕시코에서 1년 동안 그림을 그렸습니다.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펜은 잡지 <보그>에 1943년 처음 표지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150개가 넘는 <보그>지의 커버 작업을 했고 다른 여러 매체에 사진을 게재했으며 많은 이들에게 작업 요청을 받았습니다. 펜은 화려한 조명과 연출보다 그만의 미니멀하고 모던한 사진 작업을 이어나갔습니다. 1947년 탑 모델인 이사 폰사그립스와 결혼하였고 페루, 네팔, 모로코 등을 여행하여 원주민과 노동자들을 촬영했습니다. 또한 어빙 펜은 <간직된 순간>, <작은방 속 세상>을 발간하여 유럽 사진계에 큰 영향을 주었고 1984년 존 자르코프스키와 함께 회고집을 출간했는데 임의적인 순서로 주제를 구성하여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작가, 예술가, 유명인, 어린아이와 노동자, 원주민 등의 다양한 인물과 과일에서부터 담배꽁초에 이르는 정물 사진까지 많은 것으로부터 아름다움을 찾아낸 펜은 2009년 미국에서 사망했습니다.

 

2. 완벽한 연출의 미니멀리즘

어빙 펜은 거리나 카페 등으로 나가지 않고 스튜디오에서 주로 촬영했는데 펜의 사진을 다루는 전문가들은 사진만 보고도 작품이 파리에서 촬영된 것인지 뉴욕에서 촬영된 것인지 구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어빙 펜이 스튜디오에서 연출된 조명을 배경을 충실히 활용하여 촬영했음을 알려줍니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며 스튜디오 밖에서 다양한 배경을 활용한 리처드 아베든과 확실히 대조적인 촬영이었습니다. 자연광과 그림자를 이용해 아무런 장식이 없는 배경에서 촬영된 그의 사진은 우아한 고전미와 미니멀리즘으로 대표됩니다. 또한 어빙 펜은 패션사진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그의 패션 사진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옷보다 인물입니다. 그는 옷보다 사람을 부각했고 심지어 옷은 모델을 위해 제작된 것처럼 보입니다. 펜은 스튜디오의 조명과 배경을 중요시하였는데 영국과 프랑스의 기업가, 숙련공, 모로코와 베냉 등의 인물사진이 패션 사진과 동일한 배경에서 촬영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펜은 피사체가 되는 모델의 사회적인 배경 즉 직업이나 신분 등을 드러내지 않고 동일한 스튜디오 배경에서 촬영하여 인물 그 자체의 개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잘 드러내는 작품으로는 영국과 프랑스의 목수, 일반 종업원, 노동자를 촬영한 시리즈 작품이 있습니다. 이 연작에서 모델들은 제각기 다른 작업복을 입고 있는데 노동이나 작업을 위해 입는 '실용성' 있는 옷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각 인물들의 패션으로 보여줍니다. 즉 인물들에게서 인물의 개성과 인물이 입고 있는 의상에 초점을 맞추었고 뉴기니의 원주민 인물사진에도 이러한 의도가 담겨있어 사진 속 원주민의 의상이 패션의 측면에서 정의됩니다. 단순한 배경에서 패션과 함께 피사체를 한 개인으로 인식하게 하여 인물사진의 개념을 강하게 드러냅니다. 한편 펜의 사진은 패션이나 인물사진뿐만 아니라 정물 사진으로도 유명합니다. 흘러내리는 치즈, 부패된 과일, 해골, 사무용품 등을 촬영하여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정물 사진은 시간이 많이 지난 현재까지도 세련된 구성과 조형미를 보여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펜의 개인적인 사진과 의뢰받은 사진 작업이 하나로 합쳐졌고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표현하고 주변 인물과 다양한 환경에 다가가는 매체로 사진 작업을 했습니다.

 

 

3. 조형미가 돋보이는 연출

 

Mrs. William Rhinelander Stewart by Irving Penn
Mrs. William Rhinelander Stewart by Irving Penn, irvingpenn.org

Mrs. William Rhinelander Stewart

어빙 펜의 독특한 배경연출로 평가되는 연작 중 하나로 모서리에 인물을 몰아넣어 꽉 차게 연출한 사진입니다. 사선으로 모여진 벽체와 모서리가 만나는 부분에 모델이 서 있어 공간의 분위기는 인물의 개성으로 가득 차게 되고 인물은 시선을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조명과 조명이 비치는 벽 역시 화려하지 않고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을 보여줍니다.

 

 

After dinner games by Irving Penn
After dinner games by Irving Penn, irvingpenn.org

After dinner games

카드와 커피, 주사위, 체스말, 타고 남은 성냥 등으로 구성된 이 정물 사진은 밝고 부드러운 조명과 벽, 테이블을 배경으로 색상과 구도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와 쓸모 없어진 사물에서도 아름다움을 찾는 어빙 펜의 작업 스타일을 잘 보여줍니다.

 

300x250

댓글